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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 인사이트

딱 맞게 풀어쓴 국부론 - 자유기업원

by 젠틀리치 2023. 1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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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맞게풀어쓴국부론-한정석

올해의 독서 목표 중 하나가 성서 이래로 가장 위대한 책이라는 국부론을 완독하고 핵심내용을 요약해 서평을 올리는 것이다. 하지만 1200페이지에 달하는 내용과 200년 전 시대상을 모르는 상태에서 국부론을 감히 읽을 엄두를 하지 못해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다.

2023년이 2~3개월밖에 남지 않은 10월이 되어서야 국부론을 집어 들고 시간이 남을 때마다 읽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동서문화사의 국부론을 1/4 가량 읽다가 도무지 진도가 나가지 않아서 나만 어려운가 하는 생각에 인터넷을 좀 뒤져봤는데, 동서문화사의 번역이 별로라고 한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김수행교수님이 번역한 비봉출판사의 국부론이 가장 읽기가 쉽다고 추천했다. 그날 바로 서점에 가서 비봉출판사 국부론을 구매했고 1주일만에 664페이지 분량의 국부론 상권을 독파할 수 있었다. 

다만 경제학을 제대로 배워보지 않은 내가 가볍게 읽다보니 놓치는 내용이 많다는 생각에 경제학을 전공한 사람이 해석한 국부론 내용을 찾아보게 되었다. 그러다가 찾은 책이 오늘 소개할 자유기업원이 출판한 '딱 맞게 풀어쓴 국부론'이다.

(찾아보니 자유기업원은 친기업적, 즉 자유주의적 성향이 강한 단체이다 보니 책의 내용도 국부론의 긍정적인 측면을 최대한 부각하려는 내용이 많다)


국부론을 읽어야 하는 이유

p.21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의 제목은 'Wealth of Nations'이다. 많은 이들은 이 책이 한 국가의 부(富)를 다루는 책이라고 착각하기 쉽지만, 사실 <국부론>은 국가의 부가 아니라 개인들의 부가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고찰한 책이다.

-> 국부론 원서에서는 Nations이라는 단어보다는 Country라는 말이 훨씬 많이 등장한다. Country는 인간이 거주하며 문명을 일구는 터전의 개념으로 Nations보다는 작은 개념이다. 즉, 국부론을 읽으면 나라의 부 뿐만 아니라 내 자신의 부를 증진시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한 인사이트도 얻을 수 있다. 애덤스미스가 말하는 부의 원천은 가치를 창출하는 생산적 노동과 생산적 자본이다. 개인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월급을 받고 유흥을 즐기는 것은 자본을 날려먹는 것이고 책을 구매해 직장에서 더 높은 실적을 올리기 위해 사용한 돈은 지식이라는 무형의 생산적 자본에 투입한 것이 된다. 이런 생산적 자본인 지식으로 더 높은 연봉을 받아서 투자한 금액을 회수하고 또다시 생산적 자본을 구매하는 과정을 반복한다면 그 사람은 더욱 부유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스스로에 대한 투자의 과정이 비록 이타심이 아닌 Self Interest에서 비롯되는 것이라 하더라도 개인이 잘 되기위한 노력은 결국 사회 전체에 이득이 된다. 국부론인 '왜 Self Interest가 국부를 증진시키는가?'라는 질문을 실제 사례를 들어가며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책이다. 애덤 스미스의 논리를 따라가다 보면 경제, 철학, 역사, 사회, 인간의 심리를 꿰뚫는 통찰을 얻을 수 있다.

국부론을 이해하기 위한 핵심 키워드

자본

p.29 <국부론>에서 자본은 자산 가운데 수익을 기대하며 저축된 부분을 의미한다. 돈다발을 창고에 쌓아두면 자산이 되지만, 그 돈다발을 은행에 넣어 이자를 받거나, 그것으로 땅을 사서 건물을 지어 팔겠다면 자본이 된다. 따라서 자본은 항상 수익을 기대한다. 그것을 이윤이라고 하며, 이윤의 정도는 자본의 가치를 반영해 이윤율로 표시되며 이는 이자율로 평가된다. 즉 자기 사용 목적의 자산은 증식성이 없지만 자본은 수익에 따른 자기 증식성을 갖는다.

-> 결국 수익을 생산적 자본에 재투입하면서 더 많은 생산이 이루어지고 이 생산물이 사람들에게 분배되면서 부의 증식이 일어나게 된다. 

 

Self Interest

p.35 예를 들어 시험을 앞둔 수험생이 타인보다 좋은 성적을 얻기 위해 동료의 공부를 방해하고자 한다면 이기적이지만, 그 동료가 잘 때 혼자 자지 않고 공부하는 것은 Self interest라 할 수 있다.

-> 국부론에 대한 오해가 생기는 이유 중 하나가 Self Interest를 이기심으로 번역하여 자본주의가 결국 이기적인 사람들의 온상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애덤 스미스는 인간이 타인을 억누르려하는 이기심이 아니라 스스로 잘되려고 하는 Self Interest로 인해 국가의 부가 성장한다고 주장했다. 도로를 운전하는 운전자는 다른 운전자가 가려는 목적지에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목적지에만 관심이 있는 원리와 같다.

 

분배

p.36 애덤 스미스는 <국부론>에서 '한 사회의 소비는 그 생산 안에 있어야 하고, 그 생산보다 덜 소비해 저축되어야 다음에 생산에 사용될 자본의 축적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 애덤 스미스는 교환의 자유, 즉 시장에 자유를 허락하고 내버려 두면 부의 분배는 생산에 기여한 각자의 가치만큼 돌아가게 되는 이유를 자연적 사회질서의 원리로 설명한다.

-> 저축이 먼저이고 분배는 저축의 결과이다. 국부론에서는 많은 나라들이 성장과 저축보다는 분배에 집중할 때 나라가 어떻게 망해갔는지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가며 설명한다. 생산적인 일을 하는 사람들의 수에 비해 공무원의 비율이 많은 나라들의 부가 어떻게 변해갔는지에 대한 이유도 이 문구로 알 수 있다. 

국부론 해제

p.47 분업이 가능한 정도는 시장의 크기에 달려 있다. 즉 시장이 크면 클수록 분업은 더욱 효과적으로 확대된다. 그 이유는 분업에 의해 생산성이 증대되기 때문인데, 그렇게 되면 분업을 통해 생산된 재화들을 소비할 수 있는 큰 시장이 필요하게 된다.

-> 도시 근처에 위치한 시골이 성장할 수 있는 것은 시골에서 생산된 물건을 받아줄 도시라는 시장이 있기 때문이다. 즉, 생산을 받아줄 큰 시장이 있으면 대량 생산을 할 동기가 되고 생산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 필연적으로 분업이 진행된다. 분업이 진행되면 각 노동자는 자기가 맡은 일을 더 편하게 하려고 더 효과적인 업무 방법을 찾아내게 된다. 그 결과 더욱 생산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높아진 생산성은 결국 부의 원인이 된다.

 

p.52 상품에 대한 화폐가격은 여러 가지 이유로 오르고 내리지만 그 상품에 투입된 노동의 총량은 변하지 않는다. 따라서 어느 특별한 개인의 부란, 바로 그러한 노동량을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달려있다.

-> 마르크스는 부의 기준을 화폐라고 보았지만 애덤 스미스는 화폐는 가치가 항상 변하기 때문에 (금속 주화가 닳아 양이 줄어든다던가..) 부의 기준의 될 수 없고 오직 노동의 총량만이 변하지 않기에 노동량이 부의 척도로 보았다. 부가 있으면 반대로 노동력을 지배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다들 경제적 자유를 외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부가 있다면 노동을 하지 않을 자유도 갖게 되는 것이다.

 

p.62 애덤 스미스는 시장이 자기조절능력을 갖고 있음을 논한다. 간섭이 없는 상태라면 시장은 언제나 균형점을 지향하는 속성이 있다는 것이다.

-> 이런 원리는 상품의 시장가격은 결국 자연가격으로 회귀하는 현상에도 적용된다. 상품의 자연가격이란 상품이 정확히 자신의 가치대로 판매되는 가격을 말한다. 수요와 공급의 변화에 따라 상품의 시장가격은 등락을 하지만 시장가격이 자연가격보다 높으면 이익을 얻으려는 공급자가 늘어나면서 다시 자연가격까지 내려가게 되고 반대의 경우 역시 같은 원리가 적용된다.

 

p.75 즉 시장에서 상품을 통해 다른 가치와 교환되지 않는 노동은 비생산적이며, 그러한 일을 하는 노동자가 많을수록 그 나라는 가난해진다는 것이다. 애덤 스미스의 이러한 설명은 직접 생산을 하지 않는 공무원들이 많은 나라 역시 비효율이 높을 것임을 암시한다.

-> 여기서 비생산적인 노동은 노동의 투입으로 상품과 같이 '원료 + 노동으로 인한 부가가치' 공식으로 부가가치를 만들어 내지 못하는 노동을 말하며 청소부, 유흥업소 종업원이 하는 일이 비생산적인 노동의 예이다. (물론 애덤 스미스가 서비스 산업의 가치를 많이 평가 절하하긴 한것 같다..)

 

p.81 토지의 가격도 이자율에 의해 규율된다. 왜냐하면 자본을 가진 사람이 직접 수고를 하지 않고 자본으로부터 수입을 얻고자 한다면 그것으로 이자를 받을 것인지, 아니면 토지를 구입해 지대를 받을 것인지 결정할 것이기 때문이다. 토지는 안정성이 크기에 매력이 있는 선택이다. 따라서 이자율이 하락하면 토지의 가격은 오르며 그 역도 성립한다. 이자율과 토지의 가격은 반비례관계에 있다.

-> 자본은 그대로 두면 결국 더 이익을 올릴 수 있는것으로 자연히 흐르게 된다. 그리고 자본이 어떻게 더 효율적인 곳에 쓰일수록 Country의 부도 더욱 증대된다.

 

p.94 먼저 한 나라의 수출은 그 나라에 더 이상 수요가 없는 잉여 생산물을 처분하는 것이다. 동시에 그렇게 함으로써 국내에 수요가 있는 상품을 수입하게 된다.

-> 애덤 스미스는 당시 화폐(금, 은)가 나라의 부의 척도이며 따라서 수출을 최대화 하고 수입을 억제함으로서 화폐를 최대화하려는 중상주의를 비난하며 이런 규제가 오히려 국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논리적으로 설파했다. 

 

p.100 보조금을 누리는 상인들은 보조금으로 인해 손실을 보전 받을 수 있기에 자신의 자본을 생산에 효율적으로 사용할 것을 강요받지 않게 된다. 결국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보조금은 그 나라에게 커다란 해가 되는 것이다.

실제로 보조금은 언제나 국내 시장에 해를 끼친다. 보조금은 상품과 교환될 금, 은의 양을 늘리게 됨으로써 상품의 명목가격을 인상시킨다.

-> 이 부분도 중상주의를 비판하며 주장한 내용. 보조금을 받거나 독점 무역의 혜택을 보는 기업은 이득을 얻지만 상승한 물가로 인해 다른 국민들인 오히려 피해를 보게 된다.

국부론에 비춰본 현대 경제

p.125 애덤 스미스는 <국부론>에서 '자산과 자본이 몰리고 경쟁하는 곳에서는 자본가의 이윤율이 떨어지고 임금은 상승한다'라고 말한다. 이 부분은 애덤 스미스의 탁월한 성찰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중소기업보다 자산과 자본이 더 축적되어 있는 대기업이나 금융회사들의 임금이 더 높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 '보이지 않는 손'은 자본가가 간의 경쟁, 근로자간의 경쟁, 토지의 지대 간의 경쟁에도 영향을 미친다. 기업 간의 경쟁이 심화되면 이윤율은 떨어지게 된다. 이때 오히려 임금은 더 상승한다. 더 높은 임금을 줘서라도 효율성이 좋은 근로자를 고용하는 것이 기업 경쟁력에 훨씬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소기업보다 대기업에 들어가기 위해선 근로자 역시 피나는 노력을 해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 마르크스는 자본가들에 의해 노동자들이 착취를 당한다고 주장하지만 울산, 포항 등 대기업이 위치한 도시의 주민 생활 수준이 다른 도시에 비해 더 높다는 사실만 들어도 자본이 고도화됨에 때라 오히려 노동자의 노동시간도 짧아지고 근로조건도 더 좋아진다는 사실로 반박이 가능할 것이다. 

 

p.129 자유방임이란, 무법천지를 허용하라는 것이 아니라, 생산자와 자본가들이 자신의 성공을 위해 노력할 때에는 신중하게 자본을 사용하게 되는 것이 원리이므로 국가가 간섭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였다. 아울러 그러한 간섭과 규제는 신이 인간에게 부여한 자연적 사회질서를 위반하는 것으로 보았다.

-> 이 부분이 국부론이 가장 오해 받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

 

p.140 스미스는 스코틀랜드의 대학에서는 교수의 수입이 전적으로 학생들의 수업료에 의존하기 때문에 교수들이 강의를 철저하게 준비하며 학생들에게 첨단의 지식을 전수하려고 하는 반면, 국가와 교회의 지원을 받는 옥스퍼드에서는 교수들에게 그러한 열정과 부지런함이 없다는 점을 지적한다. 

-> 인간은 최대한의 효율성을 추구하는 존재인 것 같다. 일을 열심히 하지 않아도 똑같은 봉급을 준다면 바보가 아닌 이상 잘리지 않을 정도로만 일 할 것이다. 공교육이 성장하기 어려운 것도 이런 인간의 본성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더 열심히 하면 더 많은 보상을 받는 사교육 시장에서는 어떻게든 내 수입을 올리기 위해 더 훌륭한 교육, 더 매력적인 마케팅 기법, 인터넷 강의를 통한 부가수익 창출 등 시키지 않아도 미친 듯이 노력하게 된다. 


책을 읽고 나니 단기간에 애덤스미스의 생각의 흐름을 큰 틀에서 파악할 수 있었다. 국부론 전체에 대한 서평은 국부론 하권을 읽고나서 올려 보도록 해야겠다. 

 

이 책은 국부론을 완독할 여유가 없어서 핵심적인 내용만 파악하려는 분이나 혹은 국부론을 읽기 전 전체적인 내용을 한번 파악하려는 분들이 읽으면 국부론을 좀 더 심도 있게 이해하는 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이 책이 친기업적 성향인 단체에서 제작한 만큼 자유주의적 시각 위주로만 해설이 된점은 조금 아쉽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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